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두 가지입니다. 차이는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DB는 받을 금액이 먼저 정해지고(계속근로 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제15조), DC는 넣는 금액이 먼저 정해집니다(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 제20조 제1항). 그래서 운용 성과가 나쁘면 DB는 회사가 메워야 하고, DC는 본인 계좌가 그대로 줄어듭니다. 연금으로 받으려면 55세 이상, 가입기간 10년 이상이어야 하고 지급기간은 5년 이상입니다(제17조 제1항). 조문으로 정리했습니다.
퇴직연금 DB와 DC, 무엇이 다른가
두 제도의 조문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확정급여형(DB) | 확정기여형(DC) | |
|---|---|---|
| 정해지는 것 | 받을 급여 | 넣을 부담금 |
| 기준 | 퇴직일 기준 일시금이 계속근로 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제15조) |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 (제20조 제1항) |
| 운용 책임 | 회사 — 모자라면 회사가 채움 | 가입자 — 성과가 그대로 반영 |
| 임금상승의 효과 | 퇴직 직전 평균임금이 기준이라 유리 | 그해 임금에만 반영 |
| 추가 납입 | 없음 | 가입자가 추가 부담금 납입 가능 (제20조 제2항) |
DB는 마지막 임금이 계산의 기준입니다. 근속 내내 임금이 꾸준히 올랐다면, 첫해 근무분도 마지막 임금으로 환산해서 받습니다.
DC는 그해 임금의 12분의 1이 그해에 들어가고 끝입니다. 대신 그 돈을 굴린 성과가 전부 본인 것입니다.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는 구조이거나 본인이 운용할 자신이 있다면 DC가, 장기 근속하면서 임금이 계속 오르는 구조라면 DB가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DB형의 급여수준은 이렇게 정해진다
제15조는 한 문장입니다.
급여 수준은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상’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30일분은 하한이고, 규약으로 더 높게 정할 수 있습니다. 근속연수별로 보면 이렇게 쌓입니다.
| 계속근로기간 | 최소 급여 수준 |
|---|---|
| 1년 | 평균임금 30일분 |
| 5년 | 평균임금 150일분 |
| 10년 | 평균임금 300일분 |
| 20년 | 평균임금 600일분 |
이 하한은 퇴직금제도와 같습니다. 제8조 제1항도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라고 정합니다. 퇴직연금 DB는 그 퇴직금을 사외에 적립해 두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만약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금액이 제15조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사용자가 급여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합니다(제17조 제3항). 운용 손실의 부담이 회사에 있다는 뜻입니다.
직접 비교해 보기: 퇴직연금 DB·DC 비교기 — 연봉과 근속연수,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을 넣으면 두 제도의 예상 적립액을 나란히 보여 줍니다.
DC형은 언제, 얼마를 넣어야 하나
제20조가 회사의 의무를 촘촘하게 정합니다.
- 금액 —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현금으로 가입자 계정에 납입 (제1항)
- 주기 —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납입 (제3항)
- 지연이자 — 정해진 기일까지 안 넣으면 그다음 날부터 납입일까지 지연 일수에 대해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의 지연이자를 납입 (제3항 후단)
- 퇴직 시 — 가입자가 퇴직하는 등의 사유가 생겼는데 부담금을 미납했다면,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부담금과 지연이자를 납입 (제5항)
천재지변 등 대통령령이 정한 사유로 납입이 늦어지는 기간에는 지연이자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4항).
가입자 쪽 권리도 있습니다. 회사 부담금 외에 스스로 추가 부담금을 넣을 수 있고(제2항), 퇴직할 때 받을 급여를 갈음해 운용 중인 자산을 그대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정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제6항). 요청이 있으면 퇴직연금사업자는 이전해야 하고, 이전하면 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봅니다(제7항).
연금으로 받으려면 55세와 10년
급여의 종류와 수급요건은 제17조 제1항이 정하고, DC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제19조 제2항).
| 급여 종류 | 요건 |
|---|---|
| 연금 | 55세 이상이면서 가입기간 10년 이상 — 지급기간은 5년 이상 |
| 일시금 | 연금 수급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일시금을 원하는 경우 |
가입기간 10년을 못 채우면 연금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습니다. 회사를 여러 번 옮겼다면 퇴직할 때마다 IRP로 모아 두는 편이 가입기간 관리에 유리합니다.
지급 시기도 조문에 있습니다. 사용자는 급여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가 적립금 범위에서 지급하도록 해야 합니다(제17조 제2항). 다만 운용자산 매각이 단기간에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사용자·가입자·퇴직연금사업자가 합의해 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퇴직하면 돈은 IRP로 간다
제17조 제4항이 기본 경로를 정합니다.
급여의 지급은 가입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한다. 다만, 가입자가 55세 이후에 퇴직하여 급여를 받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계정을 지정하지 않으면 가입자 명의의 IRP 계정으로 자동 이전되고, 그 퇴직연금사업자에게 IRP를 설정한 것으로 봅니다(제5항). 퇴직하면서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한편 DC 규약에는 적립금의 중도인출에 관한 사항과 사전지정운용제도에 관한 사항이 포함됩니다(제19조 제1항). 운용 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미리 정해 둔 방법으로 굴러간다는 뜻입니다. 방치가 곧 원금 보존은 아니므로 가입 초기에 한 번은 확인해야 합니다.
함께 확인할 것
- 퇴직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 방법은 퇴직연금 DB에도 그대로 쓰입니다.
- 회사가 도산해 퇴직급여를 못 받았다면 대지급금 제도가 있습니다.
- IRP에 넣은 돈은 연금계좌 세액공제 대상이 됩니다.
많이 묻는 질문
회사가 DB에서 DC로 바꾸자고 합니다. 제도 변경은 근로자대표의 동의 또는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규약을 바꾸는 일입니다. 임금이 계속 오를 구조라면 DB가, 임금 인상 폭이 작고 본인이 운용하려면 DC가 유리한 쪽입니다.
DC인데 회사가 몇 년째 안 넣었습니다. 연 100분의 40 이내의 지연이자가 붙고(제20조 제3항), 퇴직 사유가 생기면 14일 이내에 미납 부담금과 지연이자를 모두 넣어야 합니다(제5항).
운용해서 손해가 났습니다. 회사가 채워 주나요? DC는 채워 주지 않습니다. DB라면 제15조의 급여수준에 미달한 부족분을 회사가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합니다(제17조 제3항).
가입기간이 8년인데 연금으로 받고 싶습니다. 연금은 55세 이상 + 가입기간 10년 이상이 요건입니다. 8년이면 일시금으로 받게 됩니다.
1년 미만 근무해도 받나요? DB의 급여수준과 퇴직금제도는 모두 계속근로기간 1년을 기준으로 합니다. 1년 미만이면 퇴직급여 지급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가입 전 점검 3가지
- 내 회사가 DB인지 DC인지 규약에서 확인합니다. 둘을 함께 두는 회사도 있습니다.
- DC라면 부담금이 매년 제때 들어왔는지 계정 내역을 봅니다. 미납은 지연이자 대상입니다.
- 가입기간 10년을 이어 가려면 이직할 때마다 IRP로 모으세요. 연금 수급 자격이 여기서 갈립니다.